[CD] WOW #1s : 31 of the Greatest Christian Music Hits Ever - WOW 10주년 베스트오브 WOW (2CD)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노래들 중 소위 말하는 '괜찮은 노래'들을 선별하기 위한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애창된 곡들은 제일 보편적이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런 애창곡을 선별할 수 있는 방법은? 음악 시장에서 이런 가늠은 결국 차트를 통해 이뤄진다. 앨범의 판매량에 의한 것이든, 라디오 방송에 대한 추천 빈도에 의한 것이든 순위란 것은 같은 시기에 나온 수많은 노래들 중 선두에 놓인 곡이 어떤 곡인지 알려주는 객관적인 척도이다. 그리고 그 최상위에는 '1위'라는 명예의 작위를 얻은 명곡이 자리잡고 있다.

1995년부터 시작된 미국 크리스천 음악계 최고의 컴필레이션 시리즈 Wow. 주기적인 연례행사로 시작한 이 컴필레이션이 이미 여러 종류의 스핀오프 (Spin-off) 시리즈도 만들어 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Wow의 스핀오프는 뮤직비디오의 컬렉션인 [Wow Video] 와 [Wow DVD], 가스펠 음악만을 다룬 [Wow Gospel], 워십 음악을 다룬 [Wow Worship] 등 대부분 장르에 의한 성격으로 만들어졌지만, 90년대의 힛트곡들만을 망라한 [Wow the 90's], CCM 역사 전반에서 기억할 만한 노래들만을 모은 [Wow Gold] 처럼 연대기적인 성격을 살려 만들어진 시리즈도 있다. 2005년에 새롭게 찾아온 또 하나의 Wow 시리즈인 [Wow #1s]는 후자에 속한다. 제목 그대로 CCM 차트의 1위에 올랐던 31곡의 '넘버원' 싱글들만을 모아서 만든 프로젝트이다. 그야말로 공인된 명곡들의 집합인 셈이다.

Wow 시리즈가 시작된지 10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이 음반은 [Wow the 90's]가 발표되었던 2000년 이후의 발표곡들도 많이 담고 있지만, 비교적 오래된 노래-이 앨범에 수록된 에미 그랜트의 노래 "Lead Me on"은 무려 17년전인 1988년에 발표된 노래다-까지도 담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야말로 '넘버원'이라면 시기를 가리지 않고 모은 것이다.

에미 그랜트의 "Lead Me on"과 함께 실린 올드 송으로는 1990년 발표되어 빌보드 일반 차트에서까지 상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마이클 W 스미스의 "Place in This World", 지난 1997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작고한 리치 멀린스의 "Awesome God"(1989년)이 있으며 이 모든 곡들은 모두 80년대의 작품들이다.

이 음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곡들은 역시 90년대의 마스터피스들이다. 사실 미국 CCM계에 있어서 1990년대가 수많은 신인들을 양성해냈던 시기이기에, 90년대의 노래들이 가득 차게 된 것은 어느정도 수순이고, 충분히 예측할 만도 하지만 그럼에도 수록된 노래들은 퍽 반갑다. 90년대 중후반에 연이어 등장한 여성 싱어 재키 벨라스퀘즈, 레이첼 람파, 제니퍼 냅, 레베카 세인트 제임스 도 각각 자신들의 힛트곡으로 가세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친숙한 보컬 그룹 아발론의 대표곡 "Testify to Love"같은 명곡, 디씨 토크의 "Jesus Freak", 자스 오브 클레이의 "Flood", 오디오 아드레날린의 "Big House"같은 락의 명곡들 역시 수록되어 있다. 또 크로스오버의 성공사례로 남고 있는 밥 칼라일의 "Butterfly Kisses"와 식스펜스 넌더리쳐의 "Kiss Me" 역시 당연히 예상할만한 수록곡이다.

90년대에 데뷔한 팀들중 비교적 최근의 넘버원 싱글로 이 앨범에 함께한 그룹도 있다. 1995년 데뷔한 락그룹 써드데이의 노래 "Show Me Your Glory"는 2001년 앨범 [Come Together]의 수록곡이고, 90년대를 관통해온 호주출신의 그룹 뉴스보이스 또한 최근에 발표된 워십 앨범의 넘버원 힛트곡 "He Reigns"로 참가했다.

새로운 밀레니엄과 함께 등장한 신인 아티스트들 중 발군의 실력을 보인 이들도 그들의 노래로 참가했다. 도브상 수상으로 더욱 지명도가 높아진 두 그룹 머씨미와 캐스팅 크라운스도 그들의 대표곡 "I Can Only Imgine"과 "If We are the Body"로 참가했으며, 2년연속 도브상 남자가수 부문을 수상해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제레미 캠프, 그리고 2004년의 내한 공연으로 국내 팬들과 더욱 가까워진 스테이시 오리코 역시 2000년 이후 빛을 발하기 시작한 신인급 아티스트들이다.

특히 이 앨범에서 독특할만한 점은 "In Christ Alone"을 부른 브라이언 리트렐의 참가이다. 마이클 잉글리시가 불러 1994년 도브상 '올해의 노래'로 선정되었고, 김명식의 번안곡 "오직 예수"의 원곡으로도 알려진 이 노래를 리메이크한 리트렐은 미국 팝계에서 뉴키즈 온더 블럭 이래 새로운 보이밴드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으로 알려진 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스의 멤버이다. 이미 CCM 관련 뉴스 등에서 크리스천 아티스트로서의 새로운 거듭남을 선언하며 음반작업에 투신한 리트렐의 기다렸던 팬들에게 이 수록곡은 좋은 화답이 될 뿐더러, 역(逆)크로스오버라는 CCM의 또다른 트렌드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것이다.

[Wow #1s]의 출반은 최근을 기점으로 거의 20년을 망라하는 명곡들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 있어서 큰 의의가 있다. 물론 걸출한 명곡들이 넘쳐났던 지난 세월들을 떠올리면 31곡의 선곡이라는 제한성에 다소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바꿔 말하자면 그만큼 엑기스에 해당하는 노래들만을 엄선했다는 의미도 된다. 크리스천 음악 역사의 절정기라 할 수 있는 80년대부터 90년대 2000년대의 기간동안에 엄선된 노래를 즐기는 동안 CCM 매니아들은 (이미 이 노래에 친숙한 사람, 혹은 친숙하지 않은 사람 모두) 결코 모자르지 않은 다양한 음악의 성찬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글 : 인피니스 웹기자 유재혁 (ccmpage.com)